그날은 생각보다 차가운 가을 공기가 내 얼굴을 스쳐지나간다. 따스한 햇살이 살포시 큰이모의 잔주름에 부서져내리는 시간이었다. 이모는 특유의 익살스러운 미소를 가득 담아 나와 함께 산책길을 걷자고 하셨다. 머루였던가, 오디였던가, 여튼 산책길 옆으로 나있는 나무열매를 손으로 똑똑 떼어먹으면서 소소한 얘기를 나눴다. 그날의 공기, 햇살, 바람, 그리운 이모의 냄새, 손안에 느껴지는 까슬한 열매들과 걱정이라고는 한 줌도 느껴지지 않던 안정감. 그립다. 아주 힘들 때마다 바다 건너 이모와 함께 걷던 그 산책길로 도망치곤 한다. 그 때 느꼈던 포근함을 다시 탐내고싶다. 그립다.
질문 보기
One Day Question · Layer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