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Day Question · 원데이퀘스천

One Day Question · LayerLab

Do you have a habit you do without even realizing it?

저는 이성을 잃으면 극단적으로 치닫는 습관이 있습니다.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을 때는 벽이나 바닥에 화가 풀릴 때 까지 머리를 박습니다. 분노가 치밀 때는 손목을 긋습니다. 얼마 전엔 남자친구와 싸우다가 화를 못이겨 제 손목 인대를 끊어먹었습니다. 저는 병신입니다. 합리화는 되지 않겠지만, 어렸을 때 마치 개처럼 쳐맞고 울면 더 쳐맞았던 집 안에서 저는 치밀어 오르는 저의 화를 삭히려 저만의 ‘습관’을 들였답니다. 그 방법은 아주 조용하고 확실했습니다. 끝없는 피바닥을 볼 때면 마음이 너무 평안했습니다. 열 한살 처음으로 방에서 목도리로 목을 멨고 열 두살 집에있는 약서랍을 뒤져 온갖 진통제와 감기약을 털어넣고 기절해 병원에 실려가 위세척을 당했습니다 열 다섯살 인터넷을 뒤져 ‘우울증’ 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되었고 부모님께 알려봤지만 제가 얻은 건 ‘니가 뭐가 힘드냐’ 며 새겨주신 양 쪽뺨 짙은 손자국이였습니다. 그래도 아득바득 살아 이십대가 되었지만 저는 여전히 병자입니다. 아무도 저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행히 중학교 때 부터 집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서 배웠던 기술 덕분에 여태까지 먹고 살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습관을 기어코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나는 병신이고 앞으로도 그러겠지요. 저의 습관은 개도 못줍니다. 사계절 입고 다니는 긴 팔, 매일 구겨져 버려지는 맥주캔, 턱 밑바닥 눌러앉은 입꼬리만 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나는 살아있습니다. 지금은 부모님과 연을 끊고 심리치료를 받으며 이 폐기물쓰레기를 아껴주는 주변사람들과 안부는 주고받으며 오늘도 그냥저냥 연명하고 있습니다. 존나 병신같지만 나는 지금까지 살아있어서 아주아주 다행인 것 같아요. 남한테 피해는 안줄게요. 앞으로 고쳐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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