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을 때마다 가는 아지트가 있다. 아주아주 큰 버드나무를 지나서 하늘공원 정상까지 올라가면 흔들그네벤치에 앉아 서울의 야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그 그네에 앉아 실컷 울음을 토해내다가 고개를 뒤로 젖혀서 하늘 속의 달을 바라보면, 야경의 희뿌옇던 불빛들이 더욱 희미해진 채 달의 가운데 쯤으로 수렴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풍경 하나는 그 달이다. 내가 울분을 토해내는 것을 쭉 지켜보았을 그 불빛들도 결국은 더 크게 빛나는 자에게 복속되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나의 시선이다. 젖혔던 고개를 다시 정면으로 내렸다. 야경의 불빛들이 여전히 정면에 있다. 달에게 복속된 건 진짜 야경의 불빛이 아니라 내 눈 속의 불빛 잔상일 뿐이다. 세상이 그런 것 같다. 내게 보이는 것만 진실이 된다. 그러나 내게 보이지 않는 진실도 있는 법이다. '내가 과연 보이지 않는 진실도 볼 줄 아는 힘을 기를 수 있을까?' '언제쯤 불빛의 잔상이 아니라 진짜 정면을 바라볼 수 있게 될까?" 그런 생각이 들었던 밤이다.
질문 보기
One Day Question · Layer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