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주 반복하는 실수라 함은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사소한 것부터 지키지 않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이 큰 돌덩이가 되어 나를 쫓아오기 시작했다. 분명 나는 언덕을 달리며 죽기살기로 도망쳐왔어야 할텐데, 나는 그저 아무 의욕없이 돌에 깔려 죽기를 선택했다. 내게로 굴러오는 그 커다란 돌덩이를 피할 방법은 많았지만 나는 주저없이 넘어지기를 택했다. 한치의 고민이나 노력없이 말이다. 하지만 세상은 날 쉽게 죽도록 나두지 않았다. 후환이 두렵지 않았다. 언젠가는 숨이 다해버릴거니까. 그렇게 나는 밤낮으로 비가오나 눈이오나 가만히 땅을 베개삼아 한쪽 얼굴을 뭍고 새싹을 풀잎을 꽃을 열매를 낙엽을 가지를 영겁의 시간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모른체. 지금도 여전히 나는 편안한 침대에 누워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모르게 허공을 쳐다보며 무심코 죽어가던 나무를 그리고 있었다.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나와의 약속을 모른체하며 꾸역꾸역 살아간다. 나는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죽어가는 나무보다도 죽음에 더 가까웠다. 그 나무는 악착같이 땅에서 일어나고 생명을 나눠주고 노력의 결실로 꽃과 열매를 피워내며 가지를 떨굴 때까지도 살기 위해 노력했기에. 세상에는 그 나무처럼 살고 있는 사람은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은 여전히 있을 것이다. 나를 위한 삶. 가치있는 삶. 행복한 삶.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사실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변화하는 세상에서 홀로 변하지 않는 것은 매우 외롭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변화가 없다면 꽃을 피우지도 열매를 맺지도 가지를 떨구지도 못하니까. 결국은 아무변화 없이 영겁의 세월을 숨만 붙은체 살아간다. 변화하는 다른 이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고통스러운가. 나와의 약속은 결국 나를 위한 것이다. 나를 소중해하기 때문에 나는 나와 약속을 한 것이다. 정신을 차리자. 수백번 다시 약속을 하며 지킬 때까지 쫓아오는 돌덩이를 피해 하염없이 달리자. 그저 아무 생각없이 달리자. 그리고 마침내 내가 약속을 지키게 된다면 알 것이다. 그 돌덩이를 피할 방법이. 이유가 무엇이냐고? 그거야 너가 너를 위해 고민을 했고 살아갈 수 있는 방도를 너도 모르게 너의 마음으로 체득했기 때문이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어렵다면 수백번의 실패를 겪어보자. 어느순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그 영원한 굴레에서. 나는 오늘도 약속을 어긴 체 아침을 시작했지만 두고봐라. 내일은 꼭 지켜낼 것이다. 아니 지금이라도 다른 약속을 지켜내면 된다. 악착같이 지키기 위해 죽을만큼 힘을 내며 그 나무처럼 살아가보자. 오늘도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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