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싸우는 거 나 22살인데도 어릴 때처럼 엄마 아빠가 싸우는 소리만 들리면 불안해지고 심장이 엄청 두근거려 오늘 엄마한테 밥 셋이서 좀 먹자고 했는데 앞으로 그럴 일 없다 하더라 스트레스 확 받아서 그냥 침대에 누웠어 여태 있었던 일 생각나면서 난 왜이리 불쌍할까 싶어 어릴 땐 엄마가 불쌍했는데 이젠 내가 제일 불쌍해 오빤 독립했고 나 혼자 있어서 대화 통하는 사람도 없고 날 지켜줄 사람도 없는 것 같아 다 적이야 그냥 오빠가 지금 제일 부러워 솔직히 오빠가 집에 오는 날을 기다려 그 날은 평화롭거든 근데 요즘은 밥도 같이 안 먹고 외식도 안해 엄마가 집에서 밥을 안 먹어 그래서 난 뭘 위해 버텨야 하지 싶어 난 그냥 밥 다같이 먹고 싶은 거밖에 없는데 그거 하나 안된다는 게 슬퍼 집이 제일 불편해지려고 해 거의 10년 아니 15년은 이렇게 산 거 같아 항상 엄마 아빠 눈치보며 살고 밥 같이 먹었을 때도 싸울까봐 맘 졸이면서 먹고 어디 외식 나가서도 싸울까봐 눈치보고 가정교육은 무슨 나 혼자 스스로 큰 거 같아 그래서인지 나 아직 애야 배운 건 엄마 아빠 싸울 때 대처하는 방법 음악 소리 크게 키우기 문 꽉 닫고 자기 숨죽여 울기 일 커지나 지켜보다 커지면 말리기 난 나한테 미안해서 애도 낳기 싫다? 결혼은 진짜 잘하고 싶어 애를 낳는다면 나같이 살게 하고 싶지 않아 부부싸움이 애한테 진짜 큰 영향을 끼친다는 걸 아니까 엄마는 오은영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나한테 미안한 감정도 없나봐 계속 어쩔 수 없다고 그래 난 보면서 애기가 너무 불쌍하던데 언제지 엄마 아빠 엄청 크게 싸우고 이혼 직전까지갔을 때 화해해서 진짜 신혼부부처럼 살았거든 난 그때가 너무 그리워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현재만 보는 느낌이었어 지금은 엄마가 항상 과거 얘기만 해 그럴 수 있다 생각하지만 소소한 현생 얘기를 시작하면 과거 얘기를 들먹여 그때부터 난 밥맛이 떨어져 잠이 확 쏟아지고 나도 뭐가 해결방법인지 알고 싶어 뭐가 정답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난 엄마 아빠가 이혼하는 게 싫어 난 아직 앤가봐 오늘 또 숨죽여 울고 또 혼자 글 쓰고 말해봤자 안 바뀌니까 말 안해 이런 고민 터놓는 친구도 없고 터놓으면 그게 내 약점이니까 날 동정의 눈빛으로 볼 거 같아 어릴 땐 좀 터놓았던 거 같은데 이젠 그냥 날 평범한 가정의 아이로 봐줬음 해 남들처럼 행복해 보일 수 있게 행복한 척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밝은 사람인 척하고, 가면을 쓰고, 이렇게 사회인이 되는구나 난 아직 애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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