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이십대를 보낸 연도였습니다. 남들은, 친구들은 모두 잘 즐기는 것 같은데 전 그러지 못했어요. 학생때부터 정말 큰 기대를 품었던 나이이고 아주 오래전부터 계획해둔 걸 이뤄나갈 수 있길 바랐는데 현실은 녹록치 않더라구요. 입시에 대한 패배감, 인간관계 속에서 회의감, 처음이라는 불안함 등 많은 고통으로 시간을 채웠어요. 특히 무력감에 휩쓸려서 과거에 얽매여 아무것도 못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어쩌면 학생때 외면했던 감정들이 처음 접하는 자유에 주체하지 못하고 빠져나왔던 걸까요.. 근 3년간 너무 힘들었습니다. 내년은 힘든 삶이 괜찮어져달라며 모든 달과 생일 초에 빌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달라지지 않더라구요. 올해도 입시에 실패했다는 결과로 볼 수 있듯이요. 그래도 작년과 달리 홀로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 듯 합니다. 공부덕분에 저와 많이 친해져서 깨달은 바가 많아요. 고통 속에서 머문 시간덕분에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더 많이 공감할 수 있게 되었고 실패라는 타이틀덕분에 무언가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무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어요. 그 중에서도 제가 힘든 이유를 분석할 줄 알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고 겸손해지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로이 써내려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메리트겠죠? 세상이 제 마음대로 흘러갈 수 없다는 걸 처음으로 깨닫게 된 나이이자, 제약 없는 자유가 이토록 사람을 무너지게 한다는 걸 이른 나이에 알게 되었으니 시간 낭비를 한 게 아니라고 합리화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치만 대학 로망과 스무살만이 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리지 못했다는 것에서 오는 후회는 지속될 것 같아요. 이제 알게된 힘들어진 원인 중 내 감정을 먼저 돌봤으면, 모든걸 책임지지 않았다면, 도망쳤더라면 달라졌을까…하는 후회처럼요.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었을 뿐인데 첫 단추를 잘못 끼웠나봐요. 그렇기에 나중에 이 후회와 아픔이 부디..큰 자산이 되길 바랍니다. 이제 전 다른 방향으로 세상을 나아가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쌓아놓은 근자감과 오만함을 내려놓고 의미있는 것들로 쌓아가려고 해요. 나를 기다려준 친구들과 여행도 가며 더 넓은 세상을 누려보고 싶어요. 이게 올해 마지막 소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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