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Day Question · 원데이퀘스천

One Day Question · LayerLab

What do you think you'll be doing 10 years from now?

숨 쉬고나 있을까.. 에잇! 다시 적어 보자. 코로나 걱정 없이 수영장에 자유로이 다니며 멋진 접영과 핀수영 실력으로 옆 레인 알록달록 수영복만 예쁜 젊은이에게 10년 후 목표가 되고 있다. ------------------------------ 10년 전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오래전 사용하다 잊혀진 카카오스토리에 로그인해보았다. 제주 스쿠터 여행, 혼자 갔던 템플스테이, 함께 했던 저녁 술상, 둘레길 할머니 밥상, 진달래산 등산, 워크샵 숙소의 새벽풍경, 집 앞 산책길의 봄 풍경.. 더 즐거워 보이는 순간으로, 예쁜 사진으로 만들기 위해 수십장을 찍고 보정하고, 문구를 가다듬고 수정하기를 반복하여 올린 글들임을 기억하고 있다. 지난 10년. 결혼은 오랜 연애로 익숙해져버려 외면했던 서로의 차이와 문제들을 선명하게 드러내 삶의 한가운데로 옮겨두었다. 주도적으로 인생을 마주해 본 적 없던 내게는 남들도 다 겪는다는 그 시기가 너무 큰 고통이었고, 내면 깊숙한 온갖 문제들을 끌어내는 기폭제가 되었다. 우울감과 우울증의 차이를 알게 될 만큼 힘든 시간들이 있었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고통을 회피하는 패턴의 반복이 있었으며, 그렇게 무기력의 늪에 점점 더 깊숙히 빠져들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하게 결혼해서 나와는 다르게 아이를 갖고 새로운 가족이 만들어지고 그 가족이 생활의 중심이 되는 주변인들을 보며 사실은 초조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배우자는 나의 의존 성향과 가족중심으로 살고 싶어하는 욕구를 답답해하고 지적하며 경계하였고, 자신이 하고싶은걸 하기 위해 거리낌없이 거짓말을 하여 의심하게 만들었다. 그럴수록 내 마음은 더 초조해져 감당하기 힘든 불안이 되어버렸다. sns를 하지 않게 되고, 카톡 프로필이 죄다 자녀 사진인 지인들 중 조금이라도 애매한 관계는 숨기기 차단하기를 하며 연락을 끊었다.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불행을 숨기고 외면했다. 그렇게 몇 년. 실은 무서워서 사납게 짖어대는 하찮은 강아지처럼 예민하고 희미한 인간이 되었다. 나는 삶을 사는게 아니라 그저 숨 쉬고 있을 뿐이다. 어느새 세상에 나가기가 너무 어려워져 있다. 지난 10년. 나는 그 불안에 정면으로 마주섰어야 했다. 회피하고 탓하며 핑계대거나 노력할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선택했어야했다. 오래 전 작성했던 한껏 꾸미고 오버해서 올렸던 카카오스토리의 글들은, 다시 보기 부끄럽고 오글거려도 분명 존재했던 순간들의 기록이다. 기록된 잠깐의 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들은 크게 다르지 않을 지루하거나 괴로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기억에는 여러 한계가 있다. 그래서, 10년이 지나고 보니 기억으로 재생되는 것은 예쁘게 꾸며서 남긴 몇 몇 순간들 뿐이다. 지난 10년, 괴로움, 누군가에 대한 원망,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못한 어두운 감정들만 휘갈겨 적어놓은 다이어리들은 딱히 보관하고 싶지도, 다시 보고 싶지도 않다. 오늘 나는 무엇을 기록하고 있는가. 10년 후 나는 어쩌면 오늘의 기록을 다시 뒤적여 보고 있지 않을까. 10년 후 나는 오늘의 무엇을 기억했으면 좋겠는가. 무기력에 빠져 아무 즐거움도 괴로움도 없이 오늘 하루를 기억나지 않는, 사라진 시간으로 뭉뚱그려 버릴 것인가. 마침 다음 질문은 '하루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 이다. 아침이 오면 우선 개운하게 씻고, 보람된 일을 찾아보고 기록해 두자. 10년 후 내가 오늘을 우울과 무기력을 이겨내고 제대로 나의 삶을 살려고 노력한 날로 기억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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